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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여행 가이드
경상북도는 국내에서 면적이 가장 넓은 도입니다. 남쪽에는 천년 도읍의 석탑과 능이 남아 있고, 북쪽 내륙으로 올라가면 종택과 서원이 마을 단위로 이어지며, 동쪽 끝은 통째로 동해에 닿아 있습니다. 한 번에 다 돌기에는 거리가 멀어 권역을 정해 움직이는 편이 낫습니다. 아래는 어느 권역에서 무엇을 보고 어떤 순서로 움직이면 무리가 적은지를 정리한 안내입니다.
050-8202-7994경주 신라 유적과 황리단길
경주는 도시 전체가 유적 위에 앉아 있습니다. 대릉원의 봉분들은 담장 없이 시내 한복판에 솟아 있어 길을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능 사이로 들어서게 되고, 첨성대 앞 들판은 계절마다 심는 꽃이 달라져 같은 자리에서 매번 다른 사진이 나옵니다. 능과 능 사이 간격이 넓어 걷는 시간이 생각보다 길어집니다.
불국사와 석굴암은 토함산 자락에 함께 있습니다. 불국사는 청운교와 백운교로 올라가는 석축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대웅전 마당에서 다보탑과 석가탑이 좌우로 마주 섭니다. 석굴암은 불국사에서 산길로 더 올라가야 하며, 본존불은 유리벽 너머로만 볼 수 있습니다.
동궁과 월지는 해가 진 뒤가 본편입니다. 연못 수면에 누각 조명이 그대로 겹쳐 물과 건물의 경계가 흐려지고, 한 바퀴 도는 데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낮에는 황리단길 쪽 한옥 골목이나 보문단지 호수 산책로로 시간을 나눠 쓰면 동선이 겹치지 않습니다.
안동 하회마을과 월영교, 도산서원
하회마을은 낙동강이 마을을 감싸고 도는 지형에서 이름이 나왔습니다. 기와집과 초가가 섞인 채로 지금도 사람이 살고 있어 관람 통로와 생활 공간이 붙어 있습니다. 강 건너 부용대에 올라가면 마을이 물굽이 안에 통째로 들어앉은 모양이 한눈에 보이는데, 배로 건너거나 차로 돌아가야 합니다.
월영교는 안동호 위를 가로지르는 목교입니다. 다리 한가운데 정자가 놓여 있고 저녁에 조명이 들어오면 물 위로 빛이 길게 늘어집니다. 왕복 거리가 짧아 저녁 식사 전후로 붙이기 좋고, 근처 민속촌 언덕까지 이어서 걷는 사람도 많습니다.
도산서원은 안동 시내에서 북쪽으로 한참 들어갑니다. 강을 내려다보는 자리에 서원이 앉아 있어 마당에서 보이는 물길이 건물만큼 기억에 남고, 병산서원은 만대루 아래에서 앞산과 강이 액자처럼 잘리는 구도로 유명합니다. 두 곳은 방향이 달라 하루에 묶으면 이동이 길어집니다.
영주 부석사와 문경새재, 상주 경천대
영주 부석사는 무량수전으로 알려진 절입니다. 일주문에서 무량수전까지 계단이 층층이 이어지고, 마지막 단을 올라 뒤를 돌면 소백산 줄기가 겹겹이 물러가는 능선이 펼쳐집니다. 배흘림기둥에 기대 그 능선을 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같은 영주의 소수서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입니다. 서원 앞 소나무 숲과 죽계천이 함께 묶여 있어 강학 공간이라기보다 정원처럼 느껴지고, 옆에 붙은 선비촌까지 이어 걸으면 반나절이 갑니다.
문경새재는 옛 영남대로가 지나던 고갯길입니다. 제1관문부터 제3관문까지 흙길이 이어지는데 경사가 완만해 등산이라기보다 긴 산책에 가깝고, 왕복을 다 걸으면 반나절 이상 잡아야 합니다. 폐선로를 이용한 철로자전거는 따로 예약이 필요합니다. 상주 경천대는 낙동강이 크게 휘도는 절벽 위 전망대라, 문경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길에 붙이기 좋습니다.
청송 주왕산과 봉화 청량산, 울진 온천
청송 주왕산은 바위 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선 산입니다. 대전사에서 시작해 제1폭포까지 이어지는 협곡 길은 양쪽 절벽이 좁혀졌다 벌어졌다 하며 이어져 정상까지 오르지 않아도 볼 것이 많습니다. 가을 단풍철에는 주차부터 시간이 걸립니다.
봉화 청량산은 낙동강 상류를 내려다보는 산으로, 절벽 중턱에 청량사가 매달리듯 앉아 있습니다. 하늘다리 구간은 능선과 능선을 잇는 현수교라 발밑이 훤히 보여 고소공포가 있는 분은 우회로를 쓰는 편이 낫습니다.
울진 쪽으로 넘어가면 덕구온천이 있습니다. 산에서 자연 용출하는 온수를 끌어 쓰는 곳이라 계곡을 따라 걷는 원탕 길이 함께 붙어 있습니다. 근처 성류굴은 석회암 동굴로 내부 통로가 좁고 낮은 구간이 있어 키가 큰 분은 계속 고개를 숙이게 됩니다.
포항·영덕 해안과 구미·청도, 울릉 뱃길
포항 호미곶은 한반도 동쪽 끝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바다에 손 모양 조형물이 세워져 있어 사진 구도가 정해져 있고, 시내로 들어오면 영일대 해수욕장 앞 전망 정자와 죽도시장이 걸어서 닿는 거리에 있습니다. 영덕으로 북상하면 강구항에서 해안 절벽을 따라 블루로드가 이어지는데, 전 구간을 다 걷기보다 등대 구간만 끊어 걷는 사람이 많습니다.
내륙 쪽으로는 구미 금오산이 있습니다. 케이블카로 중턱까지 올라가면 대혜폭포와 도선굴이 가깝고, 청도는 프로방스풍 조형 정원과 봄가을 소싸움으로 알려진 고장입니다. 고령 지산동 고분군은 대가야의 능이 산등성이를 따라 줄지어 솟아 있어 신라 고분과는 인상이 전혀 다릅니다.
울릉도는 포항이나 강릉에서 여객선으로만 닿습니다. 파고가 조금만 높아도 결항이 나기 때문에 일정을 하루 이틀 여유 있게 잡고 출항 여부를 전날과 당일 아침에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섬에 들어가면 해안 일주도로와 나리분지, 독도 전망대가 중심 동선입니다. 경북은 권역 사이 거리가 멀어 하루 이동 거리가 쉽게 늘어납니다. 여행 뒤 몸이 무거우시면 밤소나가 숙소로 갑니다.